Maintenance

Diary 2013. 1. 25. 13:33

학교 다닐 때 나와 같은 과에 컴퓨터를 잘 고쳐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불려다니던 어떤 이가 있었는데, 한 번은 이런 얘길 했었다. 고장난 컴퓨터를 고치는 건 잘해야 본전이라고. 몇 시간이고 씨름해봤자 어짜피 처음상태로 되돌리는 거 아니냐며 허무한 것이라고 했었다.

요즘 내가 그렇다. 해봤자 정작 티도 안 나는 일을 하고 나면 어느새 시간이 지나가고 만다. 금새 다시 더러워질텐데 욕실 세면대를 닦고, 바닥을 쓸고, 비우면 또 쌓이는 쓰레기통을 비우고, 1시간도 안되 먹어 버리고 말 음식을 만들려고 그 이상의 시간을 쏟고, 먹고나면 설거지 할 그릇은 쌓이고... 하지만 난 이런 일들을 하는게 허무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해봤자 티는 안나지만, 안하면 어김없이 티가 나는 걸....

귀찮고 하찮아 보이지만 일상을 일상으로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반복되는 일들. 허무한 일이 아니다!... 라고 오늘도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본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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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mpty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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