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Monday morning blues
emptyroom
2010. 10. 13. 06:53
오늘이 월요일은 아니지만...
어젠 Columbus day라 쉬는 날이었기 때문에 월요일 느낌 나는 화요일이다.
한국에서 일을 하던 시절엔 이 월요병을 일요일 저녁부터 혹독하게 치렀다. 일요일 저녁만 되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안절부절 하지 못하면서 잠을 이룰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일찍부터 잠을 청해도 별 소용이 없고, 일단 월요일 아침이 되어 내 자리에 앉아서 몇 가지 일들을 시작해야 불안이 가셨다 (사실 요일을 불문하고 항상 해야 할 일에 쫓겨서 불안한 상태이긴 했지만...). 난 이걸 Sunday neurosis라고 믿고 있었는데 (단어에 Monday가 아니라 Sunday가 들어가 있고, 신경증이라는 용어가 있으니...), 찾아봤더니 Sunday neurosis는 일중독에 걸린 이들이 주말이나 휴일동안의 할 일 없는 상태에 안절부절 못하는 것이라고 한다.
어찌되었건, 이 월요병은 일을 그만 둔 이후에도 꽤 지속되었다가, 미국에 와서 요일이 뭔지, 시간에 쫓기는게 뭔지 모르고 살다보니 나랑은 상관없는 병이 되었다.
그런데 요즘와서 다시 이 병이 재발하는 것 같다. 소율이가 일요일 저녁만 되면 슬슬 불안한 기색을 보이면서 잠자는 동안 뒤척이는 것 같고, 월요일 아침엔 나와 헤어지는 것을 더 힘들어 하기 때문에, 나도 덩달아서 불안해지고 만다. 오늘은 특히 더 그랬는데, 3일 동안 정신없이 놀다가 제자리로 돌아오려니 힘들었다. 소율이도 소율이지만 나도 프리젠테이션과 시험이 있는 날이어서 아침부터 홀가분한 기분은 아니었다. 수업에 들어갔더니 친구들도 반 정도는 학교엘 오지 않았더라. -.- 출석한 친구들이나 선생님도 피곤한 기색이 역력...
일단 사회 속에 발을 담그면 월요병은 필연적인 것인가?! 이젠 주말마다 쏘다니지 말고 하루 정도는 평온하게 집에서 늘어져 있어야 겠다. 오늘은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