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카테고리 없음 2024. 5. 10. 00:00

3년 만에 졸업했다!
막둥이를 프리스쿨에 보내면서 자유시간이 생겨서 인근 대학에서 Non degree program 학생 신분으로 한 학기에 한 과목씩 수업을 들었다. 뭔가 목적이 있었던건 아니고 그냉 ‘재미삼아 하는 공부’가 해 보고 싶었다. 고등학교 때 수학을 못했는데 졸업 이후엔 더 배울 일도 없어서, 압박없이 수학만 조금 공부하는게 어떨지  궁금했다. 그래서 ‘인지심리학을 위한 논리와 수학’이라는, 수학적인 요소가 조금 들어가긴 하지만 아주 수학만은 아닌 과목을 청강했다. 이게 재미 있어서 차차 칼큘러스1도 듣고 선형대수, 파이썬 프로그래밍을 수강했다(파이썬이 제일 힘들었음;).  듣다보니 2년이 지났고, 팬데믹 기간에 영어시험과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서 통계학과 석사과정에 지원했다. 수학 선생님이 통계학과를 적극 추천해주셨기에.
이게 적성에도 맞아서 3년간 즐겁게 보냈다(물론 힘들긴했지만). TA를 한 덕분에 2년 동안은 수업료도 전액 면제받았고 시간당 돈도 벌었기 때문에 좀 더 학교를 다녀도 괜찮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마지막 학기엔, 학교 통계센터에서 인턴쉽을 해야만 졸업이 가능한데, 인턴쉽을 하다보니 일이 적성에 맞아서 졸업과 동시에 이곳에서 일하기로 했다.
조급하게 생각했다면 시작도 못했을텐데, 천천히 코 앞에 떨어진 일들을 처리 하다보니 졸업을 하고,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았다. 일련의 사건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신기하고  뿌듯하고 감사하다. 출산 육아 하고 커리어 다시  찾는데 거의 20년이 걸렸네!

Posted by empty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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