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소금자루를 지고 다리를 건너던 당나귀는 휘청거리다 그만 물에 빠져버리고 만다.  한참을 허우적대다가 겨우 물 밖으로 나오니  소금이 물에 녹아 짐이 한결 가벼워진 것이 아닌가. 이것을 경험한 당나귀는 소금자루를 지고 갈 때마다 일부러 물에 빠지는 꼼수를 부렸고,  이를 눈치챈 농부가 솜자루를 등에 얹어서 제 꾀에 제가 넘어가게 했다는 이솝우화가 있다.

 이 이야기는 당나귀와 농부를 어떻게 묘사하느냐에 따라서 교훈이 달라지는 것 같다. 맨날 힘들게 일하고 착취만 당하던 당나귀가 무거운 소금자루를 등에 지고 가다가 어느날 우연히 물에 빠져 짐을 덜게되면서,  '무거운 짐을 지고 갈 땐, 물에 한 번 들어갔다 나오면 한결 가벼워 지더라' 는 교훈을 얻는다. 그리고 계속 강물에 빠져서 짐이 줄어 좀 살만해졌는데,  당나귀의 의도를 알아챈 농부가 당나귀를 혼쭐내려고  솜자루를 매고 가게 했더니, 못배운 당나귀는  농부의 계략에 딱 걸려들고 말았다' 라면, 이 이야기의 교훈은 '아는 것이 힘이다'가 될 것이다. 한편, 힘 없고 늙은 농부와 뺀질거리는 당나귀 한 마리가 등장한다면, 어쩐지 더 욕심부리지 말고(솜자루가 가벼웠는데도 불구하고 당나귀는 짐을 더 가볍게 만들고 싶은 욕심에 물에 뛰어든다) 성실하게 살아야 벌 받지 않는다는 교훈을 떠올릴 것이다.  음... 둘 다 과도한 욕심은 화를 부른다는 교훈이 맞기도 하겠구나.  꼭 교훈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어쨌건, 소율이에게 이솝우화를 읽어 준지는 꽤 오래 되었는데, 소율이가 이야기들을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는지는 항상 의문이다.  예전엔 아이가 책 읽는 걸 좋아하니까 읽어주면 대충 다 아는구나 생각했는데,  슬쩍슬쩍 질문을 던져보면 딴소리만 잔뜩 하는 것을 보고,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게 절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아직은 전체내용을 이해하기 보다는 예쁜 그림이랑  사소한 주변단어 몇몇이 더 재미난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줄 때마다 궁금한 게, 소금자루는 물에 빠지면 더 가벼워지고, 솜자루는 물에 빠지면 더 무거워진다는 사실을 소율이가 정말 이해하고 있을까였다. 물어보면 안다고는 하는데 실험해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일명 '소금자루 솜자루 실험'을 하였다. 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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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mpty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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