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아 기념도서관

Diary 2011. 4. 29. 01:27

오늘 아침, 이 기사가 눈에 띄여서 글 한 자락
http://news.nate.com/view/20110428n13259?mid=n0410


 
YY와 나의 첫번째 보금자리는 독립문 근처에 있는 작은 아파트였다.  
그 아파트는 큰 길에서 마을버스 2정거장 만큼 깊숙히 들어간 산기슭에 자리잡고 있어서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경을 병풍처럼 둘러쳐놓고 살 수 있는데다가,  인근 주민들끼리만 조용히 즐기는 아름다운 산책길이 집 앞에서부터 산자락을 돌아 잘 닦여 있어서 내가 얼마나 애지중지 했었는지 모른다.  (지금쯤,  그곳에도 꽃이며 연초록의 어린 잎들이 사랑스럽게 총총 피어나고 있을텐데.... 새삼 보고 싶어지네)

우리집에서 10분 정도를 걸어 내려가면 서대문형무소나 독립문공원에 다다를 수 있었는데, 어느날은 그 근처를 산책하다가 예쁜 도서관 하나를 발견했다.  그냥 도서관이라 하기엔 너무 예쁜 건물이라서  처음엔 들어가지도 못하고 건물 주변만 빙 둘러보다가 건물앞에 붙은 표지판을 보았다.  찬찬히 살펴보니 교통사고로 잃은 딸을 추모하며 그 가족이 도서관을 지었다는 설명이 있었다.  마음이 짠해왔다. 이후, 주말이면 가끔 YY랑 그곳에 들러서 책도 보고 커피도 마시면서 여유를 부렸었다.  소율이가 배속에 있는 동안엔 집 근처 공원이며 이 도서관을 산책삼아 거닐었는데, 아이와 함께 다시 찾아와야지 생각하면 마음이 설레였었다. 무슨 프로그램이 있나 들여다 보기도 하고....  
소율이가 아주 어릴때 그 집을 떠나야 해서 한번도 소율이와 함께 가보지는 못했는데, 이 도서관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하다. 일찍 세상을 떠나버린 이진아씨도,  그 가족들의 슬픔도 함께 떠올라서 숙연해지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 도서관이야 말로, 가장 지혜롭고 의미있는 기념건물이 아닐까 싶다.  그녀의 넋이 기꺼이 깃들었을 곳, 이 도서관을 보면서 그녀의 아버지도 많은 위로를 받는다고 하시니 참 다행이다. 

그땐 막연히 '이진아'씨가 아주 어린나이에 세상을 떠났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스무살에 교통사고를 당한 모양이다.  게다가 보스턴에서 어학연수 중이었구나.
그나저나, 이런 도서관 지으려면 돈이 얼마나 있어야 하나 궁금했는데... 60억 있으면 되는 거였구먼.  내 평생에 60억 벌어서 이런 도서관 하나 지을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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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mpty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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