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율이가 큰 상자만 보면 그냥은 못버리게 하고, 한 일 이주 정도는 거기에 인형도 담고, 자기도 들어가고... 충분히 놀고 나서야 놓아준다. 저번엔 이 상자에 뭔가 장식을 하고 싶어 하길래 고안해 낸 방법(오! 갑자기 번뜩 떠오른 생각!)인데, 간편하고도 예쁘게 장식할 수 있어서 요번 발렌타인스 데이에 대량으로 카드를 만드는데도 써먹었다.
clear contact paper(한 쪽이 끈적거리는 투명비닐)를 원하는 그림 위에, 끈적이는 면이 위로 향하도록 놓는다. 그림 주변에 양면 테이프를 붙여서 투명비닐이 움직이지 않게 고정해야 편하다.
그리고, 털실을 잡고서 그림선을 따라서 붙인다. 몇 번 해보면 요령이 생기는데 보통 오른손잡이라면, 왼손으로 털실 끝을 당기고 오른손으로 쿡쿡 눌러주면서 (특히 곡선이나 모서리를 정확하게 눌려줘야 모양이 예쁘게 나옴) 붙이는 거다.
털실로 겉모양이 잡혔다면 안 쪽은 얇은 종이를 붙여 채운다. 아주 정교하게 붙이지 않고 대충 붙여도 예뻤다.
그림이 클수록 털실로 테두리 선을 따라 붙이거나 색종이로 안쪽을 채우는 게 쉬운데, 그림이 작다면 자수용으로 쓰는 얇은 색실을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아직 해 보지는 않았지만... 색실만 이용해서 이렇게 그림 따라 붙이는 것도 예쁠 것 같다.
아, 요즘엔 소율이도 바쁘고, 동생까지 생겨서 둘이 미술놀이 하기가 참 어렵다.
얼마 전엔 소율이가 '엄마랑 그림 같이 그리고 만들기 했던 때가 정말 좋았어... '라며 아쉬워했다. 나도 그렇다... 담에 지율이 더 크면 셋이서 같이 해야지.
그림에서 투명비닐만 떼어내기! 난 울퉁불퉁한 질감이 그대로 보이는 끈적이는 면이 좋은데 소율이는 이렇게 깔끔한 뒷면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