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에 Adobe인지 뭔지... 포토샵을 만지작 거리다 그려 본 것이다. 벌써 8년 이라니!
이 시기는 내가 처음으로 부모님 품을 벗어나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 한 지 1년 반 정도 되었던 때다.
홀로서기가 힘들기는 했지만, 나이를 먹을대로 먹어서였는지 견딜만 했고, 스스로도 느낄 만큼 성장하는 내가 대견스러웠다.
이번엔 소율이 차례인데... 잘 할 수 있을까? 걱정 걱정 또 걱정이다.

오는 가을학기에 소율이를 유치원에 보내려고 준비 중이다(여전히 고민이지만).
마침 YY가 일하는 학교의 부속 유치원에 빈 자리가 있어서 유치원 투어도 다녀왔고... 유치원도 흠잡을 데가 없다(흠만 잡히면 안보내도 되는데... -.-).
불과 몇 달 전엔 비용이 가장 큰 고민이었는데, 비용은 차지하고라도 아이가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지금껏 소율이 유치원에 보낼 날만 기다렸던 것 같은데, 내 마음이 이렇게 흔들릴 줄이야...
이젠 유치원에 보내야 할 이유도 모르겠고, 아이가 울면서 싫다고 하면 다시 돌려 보낼 자신도 없다.
처음만 잘 견뎌주면 누구보다 잘 할 것도 같은데...  제발 소율이에게 불어닥친 바람이 거세지 않기를.


원래 이 그림의 제목은 '비갰다!' 이다.
당시에 내가 어떤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는지 기억은 안나는데(아마 별 생각이 없었을 것이다), 지금 나의 해석은 이렇다.

"엄마를 뒤로한 채, 조심스레 세상으로 향하는 소율이. 처음으로 엄마 품을 떠나서 조금은 긴장되고 무섭다. 우산을 꼭 쥐고 가만히 지켜보니 새로운 세상은 참 매력적인 것이, 자꾸만 다가가고 싶다. 옷자락을 살짝 나부끼게 하는 바람도 상쾌하니 좋구나. 마침내 소율이는 천천히 발을 떼다가 숨이 차게 뛰어간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말한다, '엄마 유치원 진짜 재밌더라구, 내일 또 갈래!'... ".  

아, 좋다. 이렇게만 되어다오.
아이가 발달 단계를 도약할 때마다 매번 이렇게 가슴을 졸여야 하다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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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mpty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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