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이었겠다.
하루종일 기분이 두리뭉실 울적한 것이 도서관에 죽치고 앉아있을 기분이 영 아니었다. 친구 몇몇에게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아서 기분이나 전환할까 하고, 인테리어 가구와 여러 잡탱구리한 공예재료를 파는 Hobby & Lobby로 달려갔다. 평일 오후, 한산한 가게 안을 느그적 느그적 걸어다니다가, 저 쪽에서 벌써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진열하고 있는 점원과 눈이 마주쳤다. 둘 밖에 없는 공간에서 그냥 눈을 돌리기가 뭐해서 꺼져가는 에너지를 그러모아 명랑하게 외쳤다.
" Oh. Christmas? "
"Yes, Christmas! "
"Already.......!"
그러자 내 안에서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내가 'Christmas?' 라고 발성하는 순간, 평소보다 살짝 크고, 명확한 나의 목소리는 내 귀를 뚫고 들어와서, 날 둘러싸고 있는 무겁고 우울한 정적을 깨뜨리고 기분을 한결 유쾌하게 해주었다. 내 요새 너무 말 없이 살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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