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운전경력은 블루밍턴 거주자로서의 경력과 일치한다.  4개월 하고도 일주일.
여전히 평행주차는 불가능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 데도 서툴지만, 행동반경도 많이 넓어졌고, 비오는 날에도, 깜깜한 밤에도, 비가 오는 깜깜한 밤 거리도 혼자서 운전할 수 있게 되었다.

운전에 좀 익숙해지고, 여유가 생기면서 들기 시작한 생각은 '교통체제가, 마치 
솜씨좋은 목공의 아귀가 딱딱 맞는 가구들처럼, 아름답게도 잘 짜여졌구나'하는 것이었다.   노란불, 빨간불이 꺼지고, 왼쪽 화살표 신호등에 초록색 불이 들어오면, 왼쪽 차선의 마주보는 차들은  아무런 방해 없이 왼쪽으로 각자의 길을 가고, 이윽고  직진 차선에 초록불이 들어오면,  오른쪽에 있는 차들은 길을 가로질러 앞으로 가거나 오른쪽으로 꺾어도 누구에게 방해될 것이 없으니, 이 얼마나 당당한가.  

초록과 빨간 불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고마운 노란색 불아! 네가 없었다면 내, 몇 번이나 큰 사고를 낼 뻔 했구나.  
 빨간색 팔각형 STOP 사인아!  초보든 경력자든 누구든 네 앞에서는 일단 멈추었다가 먼저 온 사람이 먼저 가야하니 참으로 공평하다. 다만 어젠 내가 정신줄을 놓았는지 너를 깜박했다가  오른쪽에서 달려오던 한 운전자의 얼을 빼놓고 말았다. 몇 초 후, 얼을 되찾은 그자가 힘껏 빵빵거리며 분노를 토했는데, 얼마나 미안하던지... 차 위로 말풍선을 띄울 수만 있다면 큰 걸로 띄워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싶었다. 내 다시는 그러지 않을것이야! 엉엉.

** 이 글을 한 달 전인가 써두었는데, 바로 어제 한 운전자의 얼을 빼놓은 그 만행을 저지른 후에 평행주차를 완수했다. 이젠 운전경력 5개월이 넘었다. 아... 빨리 면허 따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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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mpty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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