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율이도 이것들이 맘에 드는지 내가 수를 놓고 있으면, 자기는 무지개 색이 좋은데 왜 엄마는 한 가지 색깔로만 하는지, 자기도 학교에서 이 비슷한거 해봤다는 둥 참견을하며 내 곁을 떠나질 않았다. 나는 그런 소율이에게 바늘이 얼마나 뾰족하고 위험한지 보여주면서 절대 손도 대지 못하게 했었는데, 어느날!
수를 놓으려고 보니, 이렇게 내가 놓은 것과는 분명히 다른데, 솜씨를 보아하니 소율이가 했을리는 없어 보이는 제법 단정한 바느질 한 줄이 되어있는 것이다. "소율아! 이거 소율이가 한거야?" 하고 물었더니, 소율이는 "몰라!" 하면서 배시시 웃기만 하였다.
이 녀석...!! 웃음이 나왔다. 오죽 하고 싶었으면... 몰래 한 줄 하다가 실이 꼬여서 그만 둔 모양이었다. 내가 하지 말라고 했으니 도와달란 말도 못했을테고.
곧장 Hobby&Lobby로 달려가서 가벼운 나무 수틀이랑 맘에 든다는 색 실을 몇 가닥을 사주었다.
그랬더니... 업드려 수 놓고, 여기 앉아서 수 놓고, 저기 앉아서 수 놓고.. 한 동안 수놓는 데 빠져 계시다가, 한 작품 끝내시고 손 내려놓았다. 나는 소율이가 수 놓은 것을 쿠션으로 만들어서 한국에 계시는 할아버지께 보내드릴까... 생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