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율이는 원래 좀 깔끔 떠는 아이였다.
처음 미술수업을 할 때만 해도 물감이나 진흙이 몸에 묻을까봐 제대로 만지지도 못했는데, 그런 것들을 주물럭거리면서 난장판으로 만드는 게 매우 재미있는 일이며, 엄마를 별로 화나게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로 집안을 계속 뒤집어놓고 있다. 요즘엔 벽에 낙서까지... -.-
어느날은 스탬프를 가지고 놀겠다 하더니 잉크를 손바닥에 잔뜩 묻혀서 싱크대 문짝에 저렇게 도장을 찍어놨다.
뒤늦게 이걸 발견하고 기가 막혔는데, 그냥 증명사진 한장 찍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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