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d Balloon

Film 2012. 7. 14. 03:23

 2-3년 전에 보스턴 도서관에서 '책'으로 처음 만난 작품이다.  

앞 표지만 보고도 집어들게 만드는 매력적인 책이었다. 어른을 위한 환타지 동화같은...... 글은 거의 없고, 흑백 배경에 커다란 빨간풍선이 도드라져 보이는 동화같은 사진이 실린 책.  스틸컷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어딘가 영화로 있겠거니 생각은 했는데, 일부러 찾아보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 주말에 Netflix에서 이 영화를 발견한 것이다. 반갑게도!


 <풍선에게 우산을 씌워달라고 부탁하는 소년>


원 제목은 'Le Ballon rouge(1956)' 으로 프랑스의 영화감독 Albert Lamorisse가 만들었다. 당시 이 영화가 나왔을 때, 프랑스가 떠들석거릴 정도로 많은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만들어진지 50년도 훌쩍 넘었는데 지금 보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아름다운 영화이다.


한 소년이 가로등에 엉켜있는 커다란 빨간 풍선을 발견하고, 묶여있는 끈을 풀러 집으로 가져가면서부터 이 둘의 우정은 시작된다. 소년이 가는 곳마다  주변을 둥둥 따라다니는 풍선은 마치 소년의 애완동물 같다. 그리고, 그 풍선을 무척 아끼고 보살펴주는 소년.  

우정을 만드는 일은 어쩌면 단순한 것인지도 모른다.  우연한 만남이랑 그 만남을 그냥 놓지 않는 것.  풍선을 포기 할 수 없었던 소년은 풍선은 태워줄 수 없다는 전차를 포기하고 학교까지 뛰어가는 쪽을 선택한다.  풍선이 비에 맞을새라 사람들에게 부탁하여 풍선에게 우선을 씌워주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두 번째로 멋있는 장면일 것이다 (최고의 장면은 마지막에!) .  소년의 마음에 답하기라도 하듯, 이제 풍선은 소년을 기다린다.  소년의 수업이 끝나기를, 소년이 예배를 마치고 나오기를...

이렇게 풍선과 소년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특별한 친구가 되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부러움은 점점 질투와 폭력으로 변해간다.  잡힐듯 잡힐듯... 번번히 자신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는 풍선을 향해 아이들은 돌을 던지기 시작하고,  소년과 함께 이리저리 도망을 치던 풍선은,  멀리 날아가라는 소년의 외침에도 아랑곳없이,  소년의 곁을 지키다가 돌에 맞아서 푹 꺼져버리고 만다.


하지만, 반전같은 최고의 명장면이 기다리고 있으니...!

빨간 풍선이 힘없이 쪼그라들면서 사라져가자, 도시 전체에 있는  풍선들은 사람들의 손에서 빠져나가 소년에게로 날아든다.  그리고 소년은 자신에게 날아든 풍선을 모아쥐고 함께 하늘로 날아오르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몇 해 전,  개봉한 애니메이션 UP 을 본 사람이라면 이 환상적인 장면이 전혀 낯설지 않을 것이다.  아마  UP도 'The red balloon에서 영감을 얻었던 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소율이랑 꼬맹이들 몇 명 불러놓고 같이 한번 볼까? (풍선이 돌을 맞는 장면에서 싫다고 도망갈 것 같긴 하지만 ^^;)  상영시간이 30분이라서 아이들이 보기에도 딱인데.... 아! 원래 아이들 영화인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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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mpty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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