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카테고리 없음 2019. 8. 14. 02:37



Posted by empty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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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소율이가  Bradford Wood로 떠났다. 아마 자연체험 학습이라는게 우리말로 가장 적합할 것 같다. 

벌써 5학년, 그리고 한 학기를 보냈다. 지금껏 이 아이는 선생님 사랑을 듬뿍 받는 아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 만큼 담임 선생님들의 칭찬이 쏟아져서 선생님을 만나러 갈때면 항상 내 어깨가 으슥해지곤 했는데... 이번엔 좀 느낌이 안좋다. 우선 담임선생님이 내 맘에 안든다. 아직 선생님을 만나본 것은 아니다. 선생님을 만나야 할 때마다 이러 저러한 사정이 생겨서 남편만 두어 번 만났고, 나는 그저 SNS나 이메일을 통해서만 접했을 뿐인데 그의 글을 통해 본 바로는 그는 그닥 좋아할 만한 인간상은 아니다. 실력이 좋아서 이 선생님에게 아이를 맡기고 싶다는 부모들을 왕왕 만나곤 했는데, 난 그것도 잘 모르겠다. 내가 느낀 바로는, 그 이가 자기애도 높은데다 몇몇 아이들에 대한 편애가 드러날 정도로 미숙하다. 그런데, 내 아이가 그 편애하는 측에 끼지 못하는 것 같으니 내 맘이 상한 것도 같다. 그냥 평범한 반에 있다가 잘 하는 아이들만 모아 놓은 곳에 가게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겪게 되는 좌절감일지도 모른다. 내 눈에는 그게 보이는데 무던한 소율이는 그걸 못 느끼는것 같기도 하고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아이는 느끼지 못하길 바랄 뿐이다. 


그런데 이 불안감은 이번 자연체험학습을 떠날 때 같은 캐빈을 사용할 팀을 구성하면서 극에 달했는데, 소율이가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 5-6명은 모두 한 팀이 되었고 소율이는 이 팀에 끼지 못했다는 사실을  잔뜩 실망한 얼굴로, 떠나기 전날에 말했기 때문이다. 그 말을 듣고 아이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내 맘이 내려앉았다. 몇 달 동안 들떴던 아이가 이렇게 풀죽은 얼굴을 하고 있다니....... 어떻게 팀이 구성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각자 함께 하고싶은 아이들 이름을 적어 낸 것 같기는하다. 소율이가 선생님에게 자기 팀에는 자기가 원하는 아이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더니 '너랑 같은 유치원을 다녔던 애도 너희 팀에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했다. 실망스런 대응.

마음을 추스리고 소율이에게 말해줬다. 좋아하는 친구들이랑 같은 캐빈을 못쓰는건 안됐지만 어쩔 수 없지뭐... 선생님이 일부러 떼놓은 것도 아닐테고 운이 나빠서 그런거니까 이참에 새로운 친구들이랑 한번 친해져보라고... 


이틀째 소율이 생각 때문에 맘이 불편하다. 이 추운 날, 입고 간 옷도 영 시원찮아보이고, 애는 말라서 비실비실한데 짐은 산처럼 커보이고....  마음이 불안 불안.  어떻게 해야하나... 결국은 마음을 내려놔야 하는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율이가 어느새 이 만큼 자란거다. 점점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작아져가고 아이 혼자서 헤쳐나가야 하는 부분은 커지고...  선생님의 특별한 사랑은 받지 않아도 좋다. 아니, 특별히 사랑을 받는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특별한 차별만 없으면 그걸로 족한다. 친한 친구 하나 없는 새로운 팀에서도 잘 지낼 수 있는 아이였으면 좋겠다. 좀 춥더라도 씩씩하게 지내면 좋겠고, 무거운 짐도 혼자 들면서 더 강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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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

카테고리 없음 2018. 1. 1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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