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나의 근황

Diary 2010. 2. 24. 14:10
거실에서 놀 땐 몰랐는데, 소율이를 재우려 안방에 누워있자니 빗소리가 참 좋다.
이게 봄비라면 좋으련만....
보스턴의 겨울이 지루하게 길긴 하지만,
이제 다음주면 2월도 끝나고 3월이 시작되니 봄이 한결 가까이에 오지 않았겠나!

영어수업은 생각보다 수월하다.
지난학기 수업이 고되다고 느꼈던건... 처음이라 그랬을 수도 있지만 instructor의 성격 탓도 컸던 것 같다.
이번 학기 instructor (여기선 teacher라는 말을 쓰지 않고 instructor 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이 단어가 수업의 성격을 잘 설명해 준다는 생각이 든다)는 훨씬 온화하고, 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 강하게 몰아부치지 않는 식이라서 마음이 한결 편안하다. 그렇긴 해도 토론을 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유창하게 말하는 친구들을 보면 질투도 나고, 한없이 쪼그라들기도 하고 뭐 그렇다, 여전히.

신경이 많이 날카로워졌다.
예전엔 수면이 부족하거나 배가 고프다고 하여 이렇게 으르렁거리진 않았던 것 같은데
요즘엔 배가 조금만 고프거나 졸립거나 하면 짜증스럽기 일쑤다.
오늘 오후엔 나도 졸립고(어제 숙제하느라 잠을 제대로 못잤고,  또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학교에 가느라...) 소율이도 졸려서 둘 다 정신이 없었는데, 소율이 양치를 시키려다보니 온 동네가 떠나가라 소란을 피우게 되었다.
소율이는 피곤해서 평소보다 더 저항하고, 나도 피곤하니 참을성이 바닥나서...
어쨌건 오후잠을 두어시간 자고,  우리 모녀는 다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이건 나이들어 그런건지. 애를 낳아 그런건지, 애랑 같이 살다보니 그런건지 알수가 없다.
평소 잘 자고 잘 먹어두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성격좋은 엄마노릇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저녁에 YY가 모 저널에 투고했던 논문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아직 완전히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정말 기분이 좋다. 좋은 일이 있을때 함께 기뻐해 주는 이가 진정한 내 편이라던데 우리가 정말 같은 편이 된 것인가? 나의 성공에도 YY가 함께 기뻐해 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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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mpty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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