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French nature documentary film으로 원제는 "La Marche de l'Empereur " 다.
소율이가 펭귄이 나오는 영화가 보고싶다 하여, netflix에서 '펭귄'으로 검색해서 찾아낸 주옥같은 다큐멘터리.
황제펭귄은 알을 낳을 때가 되면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 긴 여정을 시작한다. 바다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이들의 서식지는 약한 얼음을 지반으로 하고 있어서, 자칫 어린펭귄들이 바다에 빠질 수도 있고, 포식자에게 노출될 위험도 높아서 알을 낳고 어린 펭귄을 기르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까닭이다.
일주일여, 밤낮을 걸어서 도착한 번식지에서 펭귄은 짝짓기를 하고, 두 달여를 기다려 단 하나의 알을 낳은 후, 암컷은 서식지로 돌아가기 위해 알을 조심스레 수컷에게 인계한다. 서식지를 떠나온 이후엔 전혀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암컷과 수컷이 번갈아가며 알을 보호하면서, 서식지로 돌아가 먹이를 먹고 돌아오는데, 암컷의 차례가 우선인 것이다. 암컷의 발 위에 놓인 알이 성공적으로 수컷의 발등으로 옮아가지 않는다면, 알은 깨지거나 얼어서, 지금까지의 긴 여정은 허사가 되버리고 만다.
두 달여 동안 먹지 못해서 체중은 1/3로 줄어든 상태로, 암컷들은 힘들게 발을 옮긴다. 그리고 서식지에서 배를 잔뜩 불린 후, 아빠와 아기 펭귄이 기다리고 있는 breeding ground로 돌아온다(혹은 포식자에게 잡아 먹혀서 돌아오지 못하거나...). 그 한 달여 기간 동안, 아빠 펭귄은 더욱 거세어진 눈바람과 배고픔을 견디며 알을 부화시키고, 뱃속에 먹이를 담아올 엄마펭귄을 기다린다. 그러나, 엄마펭귄이 적정한 때보다 이틀이라도 늦게 도착한다면, 아빠 펭귄은 아기 펭귄을 버리고 다시 자신의 서식지로 돌아갈 것이다. 어짜피 먹이가 없다면 아기 펭귄은 살아날 가망이 없으므로...
드디어 엄마 펭귄은 돌아오고!
소리를 통해 서로를 면밀히 확인하면(가족을 제대로 알아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엄마 펭귄은 뱃속의 먹이를 아기 펭귄에게 나누어준다.
서너 달을 눈 조각으로 버틴 아빠 펭귄은 다시 서식지로의 힘든 여행을 시작하는데....
암컷에게서 수컷으로 옮아가는 동안, 순간의 실수에도 여지없이 금이 가버리고 마는 알이 안타까웠고,
먹을 것이 없어서 죽어버린 아기 펭귄과, 추위 속에 잠들다 끝내 세상에서 사라지고 마는 수컷 펭귄이 슬펐다.
포식자에게 잡아먹혀 가족에게 돌아갈 수 없는 암컷 펭귄과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가족 때문에 가슴 답답했는가 하면, 저 멀리서 돌아오는 암컷 펭귄들의 모습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무엇보다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하는 수컷 펭귄들은 정말 감동이었다.
임신과 육아가 그저 여자들의 몫이라 생각하는 많은 남자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딴청하면서 도망갈 듯 -.-.
우리나라에는 <펭귄-위대한 모험> 이라는 제목으로 몇 년 전에 영화가 나왔다고 한다. 꼭 한번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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