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염 때문에 요양차 순천에 와 있다. 가족끼리 덕유산 한 자락에 있는 계곡에 놀러 갔다가 탈이 나는 바람에 가까운 병원에 들러 주사 두방 맞고 순천으로 온 것이다. 며칠동안 집에서 뒹굴거리며 집에 있는 책을 다시 훑어보니 '이문열의 세계명작산책'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아래 10권 중 내가 가지고 있던건 <환상과 기상>과 <삶의 어두운 진상> 편이었는데 <삶의 어두운 진상>을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가 않는 것이다. '초승달'과 '형리', '비' 라는 단편을 꼭 다시 읽어보고 싶었는데... 그래서 인터넷 서점을 뒤져 봤더니 오래된 책이라 절판되고 말았더라. 개정판으로 나온 것들을 제 값 주고 사기는 싫고... 하던 차, 알라딘 중고샵에서 전권을 반값에 파는 것을 보고 누가 사버릴새라 가슴 졸이며 홍차에게 재빠른 결제를 부탁했다. 하하하
아래 목록에서는 <삶의 어두운 진상> 편에 '초승달'이라는 작품이 보이질 않는데, 개정판이라 그런 것인지, 책방 홈페이지에서 실수로 누락시킨 것인지 잘 모르겠다. 내가 개정판을 살 것은 아니라 상관 없겠지만.
1권
'세계명작산책'을 내며
제1권 <사랑의 여러 빛깔> 서문
르네|F. R. 샤토브리앙 _ 초월로 가는 길목으로서의 사랑
호수|테오도르 슈토름 _ 아프면서도 아름다운 영혼의 낙인
귀여운 여인|안톤 체홉 _ 세상을 이해하는 눈 혹은 삶의 방식
에밀리를 위한 장미|윌리엄 포크너 _ 세월과 죽음을 뛰어넘는 사랑의 전율스러움
환상을 좇는 여인|토마스 하디 _ 외날개의 새
달로 가는 도중에|바실리 아크쇼노프 _ 싱싱하게 형상화된 사랑의 양면성
별|알퐁스 도데 _ 멀고 잡을 수 없는 것의 아름다움
라이젠보그 남작의 운명|아르투르 슈니츨러 _ 치정, 혹은 흉기 같은 사랑
서정가|가와바다 야스나리 _ 곱고 애절한 사랑의 만사
바니나 바니니|스탕달 _ 다른 가치와의 충돌
2권
'세계명작산책'을 내며
제2권 <죽음의 미학> 서문
우국|미시마 유키오 _ 삶의 보완 양식 혹은 가치 부여의 수단
숲 속의 죽음|셔우드 앤더슨 _ 삶을 인상적으로 진술하는 방식
크눌프|헤르만 헤세 _ 삶의 최종심
킬리만자로의 눈|어니스트 헤밍웨이 _ 신이 없는 죽음과 감추지 않는 주저흔
이반 일리치의 죽음|레프 톨스토이 _ 한 속인을 통한 죽음의 성찰
연인의 죽음|마르크 베르나르 _ 살아남은 자의 외로움과 슬픔
나라야마 부시코|후카사와 시치로 _ 죽음으로 다가가는 또 다른 양식
알리스|샤를르 루이 필립 _ 독점욕이 빚어낸 특이한 죽음의 양상
불 지피기|잭 런던 _ 관념이 배제된 죽음의 과정
마차|바이오레트 헌트 _ 염세적 세계관을 배음으로 한 기상곡
3권
'세계명작산책'을 내며
제3권 <성장과 눈뜸> 서문
조니 파이와 바보귀신|스티븐 빈센트 베네 _ 삶에 대한 눈뜸과 죽음과의 친화
토니오 크뢰거|토마스 만 _ 길을 잘못 든 속인의 자기 성찰
약혼녀|안톤 체호프 _ 애처롭고 아름다운 눈뜸의 이야기
나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프랭크 오코너 _ 정신분석의 명쾌하고 재치 있는 형상화
애러비|제임스 조이스 _ 상처 혹은 고통으로서의 눈뜸
늙은 소년 액슬브롯|싱클레어 루이스 _ 엉뚱한 늙은이의 신선한 눈뜸
시인|헤르만 헤세 _ 추상의 절심함과 아름다움
제3의 강둑|후앙 기마랑스 로사 _ 외로운 떠돎으로서의 삶
보트 속의 남자|에이빈트 욘손 _ 환상 혹은 신비적 체험으로서의 눈뜸
순직한 영혼|귀스타브 플로베르 _ 단순하고 소박한 영혼의 궤적
4권
'세계명작산책'을 내며
제4권 <환상과 기상(奇想)> 서문
젊은 향사 브라운|나다니엘 호손 _ 환상적으로 드러낸 원죄 의식 혹은 인간 내면의 악마성
사빈느|마르셀 에메 _ 진진한 향수와 참혹한 종장
벽문|H. G. 웰즈 _ 때묻은 상상력으로는 열 수 없는 문
스페이드의 여왕|알렉산드르 푸슈킨 _ 죄의식이 만든 환상
립 밴 윙클|워싱톤 어빙 _ 익숙한 상상력의 서구적 형상화
악마와 대니엘 웹스터|스티븐 빈센트 베네 _ 어리숙한 악마를 물리친 통쾌한 억지
국경 위의 집|엘리아스 카네티 _ 제도와 권력의 희화
어셔 가의 몰락|에드가 앨런 포우 _ 현실에 바탕한 환상의 미학
하동|아쿠다가와 류노스케 _ 동양적 상상력과 서구적 정신병리의 만남
천녀유혼|포송령 _ 인의와 괴기가 어우러진 동양적 전범
제5권
'세계명작산책'을 내며
제5권 <삶의 어두운 진상> 서문
골짜기|안톤 체홉 _ 곱게 차린 악마들만 웃는 세계
원유회|캐더린 맨스필드 _ 소유가 연출하는 세상의 양면성
비계 덩어리|기 드 모파상 _ 양파 벗기기
마땅한 대책도 없이|아서 모리슨 _ 분배의 그늘에서 엇갈리는 삶의 명암
종신형|마르틴 A. 넥쇠 _ 어둡게 파악된 삶의 다른 이름
형리|페르 라게르크비스트 _ 신이 화석화한 뒤의 인류사와 그 주재자
나생문|아꾸다가와 류노스께 _ 인간성의 어두운 심연을 보는 차가운 눈길
가정을 가진 남자|V.S. 프리체트 _ 결혼 제도를 보는 이중적 시각
비|서머셋 모옴 _ 육신을 가진 존재의 슬픔 혹은 공허한 승리의 실상
제6권
'세계명작산책'을 내며
제6권 <비틀기와 뒤집기> 서문
하룻밤의 유숙|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_ 낭만적 환상에 끼얹는 찬물
목걸이|기 드 모파상 _ 두 가지 독법과 결말에 대한 시비
발전의 전초기지|조셉 콘라드 _ 문명과 진보의 암흑상 혹은 무위성
장거리 선수의 외로움|앨런 실리토 _ 불협화음을 주조로 한 미묘한 협주곡
외투|니콜라이 고골리 _ 러시아 현대문학을 덮어주는 외투
티볼리의 독심술사|빌헬름 모베리 _ 기이하면서도 통쾌한 복수
토버모리|사키 _ 인간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위험
엉뚱한 라디오|존 치버 _ 남의 감춰진 진실이 이끌어낸 자신들의 진실
개|파금 _ 개도 될 수 없는 개
뇌물|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_ 뒤집기의 뒤집기
제7권
'세계명작산책'을 내며
제7권 <사내들만의 미학> 서문
마테오 팔콘느|P. 메리메 _ 사내만이 연출할 수 있는 비정의 미학
우상 숭배자들|가브리엘 다눈치오 _ 광기와 공격성이 빚어내는 처절미
사카이 사건|모리 오가이 _ 단호함과 일치됨의 미학
기우사|헤르만 헤세 _ 거룩함으로 승화된 비장미, 그리고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재주
두 소몰이꾼|S. W. 스코트 _ 문화의 차이가 빚어낸 비극
타베티|프랑스 E. 실란패 _ 무엇이 위대하고 무엇이 비소한 것인가
왕이 되고 싶었던 사나이|R. 키플링 _ 왕다운 죽음으로 왕이 된 건달
무사의 혼|조셉 콘라드 _ 명예, 용기, 위엄, 신의
단지 비누 거품일 뿐|에르난도 테예스 _ 심약한 정의를 압도하는 악의 강건미
규염객전|두광정 _ 천하를 양보하는 의기
제8권
'세계명작산책'을 내며
제8권 <시간의 파괴력과 돌아보는 쓸쓸함> 서문
다시 찾아간 바빌론|F. 스코트 피츠제랄드 _ 불타버린 뒤의 적막감
귀향|그레이엄 그린 _ 의미에 간섭하는 시간 혹은 천진성의 의미
진홍빛 커튼|쥘 B. 도르빌리 _ 해석 안 되는 과거의 길고 쓸쓸한 여운
고향|노신 _ 전망을 남긴 애상
크리스마스에 걸려온 전화|알베르토 베빌라꽈 _ 모르는 사이에 피었다가 스러져간 사랑
레드|서머셋 모옴 _ 끔찍한 파괴자 혹은 말없는 목격자
살아 있는 송장|이반 투르게네프 _ 시간과 고난이 파괴하지 못한 아름다움
추억|다자이 오사무 _ 분장사로서의 시간
공주인형|카를로스 푸엔테스 _ 연결되지 않는 의미의 고리 잇기
서러워라 늙는다는 것은|E. 아리아스 수와레스 _ 아름다운 승복의 여운
제9권
'세계명작산책'을 내며
제9권 <병든 조개의 진주> 서문
변신|프란츠 카프카 _ 소속 또는 관계의 비정함과 허망된
무소|외젠느 이오네스코 _ 병든 현대사회와 뒤집힌 진실
바나나피시가 나오는 날|제롬 D. 샐린저 _ 정신병자에게 포착된 전후 미국의 그늘
산월기|나카지마 아쓰시 _ 병든 시심이 빚은 끔찍한 진주
쾅, 쾅, 쾅|다자이 오사무 _ 관념의 타성을 깨는 ㅡ망치 소리
광인일기|노신 _ 광기로 해석된 사회사
나와 미스 맨디블|도널드 바셀미 _ 드러난 기호와 감추어진 기호
러브데이씨의 짧은 외출|이블린 워 _ 우리 안에 숨어 있는 힘 - 광기의 또 다른 이름
터널|프리드리히 뒤렌마트 _ 종말로 치닫는 지구라는 열차
지빠귀|로베르트 무질 _ 잠든 의식을 깨우는 신호음
제10권
'세계명작선책'을 내며
제10권 <그래도 사랑할 만한 인간> 서문
가난한 사람들|빅토르 위고 _ 가난해서 오히려 눈부신 인정
고향에 돌아온 죄수|우고 와스트 _ 우리 밖 한 마리 양이 주는 감동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레프 톨스토이 _ 그래도 사랑할 만한 인간, 살 만한 세상
마지막 잎새|O. 헨리 _ 사랑으로 완성되는 예술혼
이즈의 무희|가와바다 야스나리 _ 사랑의 아름답고 깔끔한 변주
빨간 망아지|존 스타인벡 _ 불통 속에 단련되는 유년의 순수
행복한 왕자|오스카 와일드 _ 순수하고 고양된 유미주의의 결정
어머니를 그리며|다니자키 준이치로 _ 순수한 그리움과 아름다운 서정
눈 속에 흘린 당신 피의 흔적|가브리엘 G. 마르께스 _ 어처구니없는, 그러나 사랑스런 당착들
헤르만과 도로테아|요한 볼프강 괴테 _ 건강한 사랑, 조화로운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