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급작스럽게 여행지를 정해 놓고, 며칠 전부터 부랴부랴 준비하느라 바쁘다.

한국에 다녀온 후, 내가 '이번 여름에 여행 한번 가보지 못했다'며 계속 투덜거렸더니, YY가 Acadia National Park 을 하이킹하는 것은 어떠냐고 물었다. 이 곳이 보스턴에서 자동차로 5시간 쯤 걸리는, 가장 가까운 국립공원이란다. 그리하여, Bar Harbor에 3박 4일간 머무르면서 Acadia National Park 하이킹 계획을 세웠다. 달리 이견은 없는데, 나는 좀 한가롭게 뒹굴거리다가 오는 편안한 여행을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직도 마음의 준비는 덜 된 상태다. 소율이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소율이는 요즘 외출하는 것도 싫고, 여행도 싫다고... -.- 이건 한국에 다녀온 후유증이다)

어젠 카메라와 여행책자 몇 권을 샀고,  오늘 아침엔 숙박소를 예약한 후, 진정한 산사람이 되기 위해, 혹은 산에 대한 예를 갖추기 위해,  REI에서 하루종일 쇼핑을 했다(...라지만, 별로 산 건 없군).
작정하고 등산용품을 보러 간 건 처음인데, 쭉 둘러보니 진정 나의 세계를 만난 것 처럼 편안하면서도 그렇게 흥분될 수가 없었다. 잠자고 있던 나의 본성 중 일부가 깨어나는 느낌이었다랄까! 문 닫을 시간이라는 방송이 나올 때까지 물건들을 둘러보다가 등산복 몇 벌과 무려, 아이를 업고 산을 오를 수 있는 특수한 베이비 캐리어를 사서 돌아왔다.  YY는 이 캐리어가 필수품이라고 하는데...  내가 생각하기엔 아무래도 걱정스러운 물건이다. 몇 시간을 걷는 것도 힘들텐데, 아이를 업어서 가야하고, 이 캐리어의 자체 무게만도 3kg이나 되니....   2-3시간 걸을 수 있는 곳으로 목표를 잡고, 소율이가 한 시간 정도를 걸어주면 YY 와 내가 번갈아서 업고 갈 수 있다! 생각하고 사긴 샀는데, 이 캐리어에 소율이를 담고 연습삼아 매장을 2-3분 걸었더니 다리가 후덜덜 하더라. 우리 잘 할 수 있을까?

내일도 다시 등산 용품점에 가서 모자와 등산화(이번에 등산화를 산다면, 내 평생 처음으로 등산화라는 것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몇 가지 물품들을 더 구비할 생각이다. 지금 Hiking & Backpacking 이라는 책을 보고 있는데, 도대체 얼마나 심각한 수준으로 물건들을 구비해야 할 지 모르겠다. 다 필요해 보이면서 또 다 쓸데없어 보이니. 이번엔 그저 답사한다는 생각으로 슬슬 다녀보고, 주말마다 하이킹 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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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mpty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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