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염 때문에 요양차 순천에 와 있다.
가족끼리 덕유산 한 자락에 있는 계곡에 놀러 갔다가 탈이 나는 바람에 가까운 병원에 들러 주사 두방 맞고 순천으로 온 것이다.
며칠동안 집에서 뒹굴거리며 집에 있는 책을 다시 훑어보니 '이문열의 세계명작산책'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아래 10권 중 내가 가지고 있던건 <환상과 기상>과 <삶의 어두운 진상> 편이었는데 <삶의 어두운 진상>을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가 않는 것이다. '초승달'과 '형리', '비' 라는 단편을 꼭 다시 읽어보고 싶었는데...
그래서 인터넷 서점을 뒤져 봤더니 오래된 책이라 절판되고 말았더라.  
개정판으로 나온 것들을 제 값 주고 사기는 싫고... 하던 차, 알라딘 중고샵에서 전권을 반값에 파는 것을 보고 누가 사버릴새라 가슴 졸이며 홍차에게 재빠른 결제를 부탁했다. 하하하

 아래 목록에서는 <삶의 어두운 진상> 편에 '초승달'이라는 작품이 보이질 않는데, 개정판이라 그런 것인지, 책방 홈페이지에서 실수로 누락시킨 것인지 잘 모르겠다. 내가 개정판을 살 것은 아니라 상관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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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ty가 소율이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 목록을 보내주었다.
몇 몇 책은 내게도 익숙한데 반 이상은 모르는 책이다.
도서관에서 찾아봐야지.

 " Here are some books the girls loved when they were little.
They are mostly all classics and available at any American
library:

Margaret Wise Brown
   Goodnight Moon
   Pat The Bunny
   Pat the Cat
   The Runaway Bunny
   The Littlest Fir Tree

 Author?
       The Little Engine that Could

Author?
       The Little Red Hen

Dr. Seuss
   Green Eggs and Ham
   One Fish, Two Fish, Red Fish, Blue Fish
   The Sleep Book

Lois Lenski - The Mr. Small Books:
   The Big Book of Mr. Small
   More Mr. Small
   The Little Farm
   Cowboy Small
   Policeman Small
   Fireman Small
   The Little Auto
   The Little Sailboat
   The Little Train
   Pilot Small


Ezra Jack Keats
   The Snowy Day
   Peter’s Chair

Author?
   On Mother’s Lap

Russell and Lillian Hoban
   Bread and Jam

Robert McCloskey
   Blueberries for Sal
    One Morning in Maine
   Make way for Ducklings

Eve Rice
       New blue Shoes

Author?
       Wait for William

Author?
       White Snow, Bright 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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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소율이가
하도 주물럭대서 이제는 회색이 되어가는 고무찰흙을 내밀며, 뭘 만들어달라고 조르길래  '똥'을 만들어주었다.
인형들 엉덩이 밑에... 
엄청 깔깔거리며  뛰어가더니 이 책을 들고 오셨음.


소율이랑 내가 너무 좋아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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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_법정

Books 2011. 3. 21. 10:48

며칠 전에 내 동생 홍차와 전화통화를 하였다.
홍차는, 엄마가 '무소유'를 읽고 싶어하시는데 법정 스님께서 별세하신 후에, 그 책이 인쇄가 중단되었기 때문에(그 분의 유언대로) 중고 책도 7만원을 웃돈다는 소식을 전했다.  찾아보니 내가 작년 여름에 한국에서 가져왔는지 여기 책꽂이에 꽂혀있었다. 기억하고 싶은 구절을 좀 정리하고,  정리가  끝나는대로 엄마에게 보내드릴까 보다.  책주인 YY에게 허락을 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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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otte's Web

Books 2010. 8. 30. 14:13
몇 년 전에 극장에서 이 영화를 봤었다.(예전엔 상영하는 영화를 거의 놓치지 않고 봤는데 요즘엔 무슨 영화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영화를 보기 전엔 샤롯이 저 여자 아이의 이름이겠거니 생각했었는데, 거미었다.  책으로 읽으면 영화로 보는 때보다 확실히 샤롯의 대사에 많이 집중하게 된다.

모 블로거께서 '샤롯의 거미줄 정도 수준의 책을 몇 줄 읽고, 기억해서 옮겨적는 연습을 하면 영어를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셔서 읽기 시작했다. 원래는 한번 읽어보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날마다 조금씩 읽고 기억해서 써봐야지 했는데, 일단 읽고나니 다시 읽기가 귀찮아서 손 놓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9월부터는 진짜 이 책으로 영어 연습하겠노라 생각하고 있다. 여행만 다녀오면...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쓰는 건 무리일 것 같고, 맘에 드는 몇몇 문장만 기억해서 쓰기 연습하겠다.
우선 몇 줄 쓰기 부터- :)
 

연습하기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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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

Books 2010. 7. 19. 00:35

한국에 도착해서 정신을 차리자 마자 내 책이랑 소율이 책을 주문했다.

1년 동안 볼 한글책을 준비해 두기 위해 몇 달 전부터 yes24를 들락거리며 리스트에 담아 두었던 것들이다. 그동안 보고 싶었던 것들이랑. 이틀 동안 몇 상자의 책이 집으로 배달되었는데, 그 중 가장 맘에 드는 책이 '구름빵'이다.

 

 

 

'비오는 날 아침, 잠에서 깬 나와 동생은 밖에 나갔다가 나뭇가지에 걸린 구름을 따서 엄마에게 갖다 드린다.

엄마는 구름으로 빵을 만들어 주시고, 구름빵을 먹은 우리는 위로 둥실 떠오른다. 회사에 서둘러 가시느라 아침을 드시지 못한 아빠를 위해 동생과 나는 하늘을 날아 만원버스 안에 계시는 아빠께 구름빵을 갖다 드리고, 이 빵을 드신 아빠도 둥실 떠올라서 하늘을 날아 회사에 늦지 않게 출근하신다'는 내용이다.

그림도 예쁘고 글도 너무 사랑스럽고....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작은 구름을 둘이서 따는 장면이랑 오븐을 열자 빵들이 두둥실 떠오르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에 동생이 '있잖아 나 배고파'라고 하자 '하늘을 날아다녀서 그럴거야. 우리, 구름빵 하나씩 더 먹을까?'라는 말(바로 위 그림)이 참 좋았다. 물론 매 장면이 다 좋긴 했지만...  

검색을 해보니 구름빵 애니메이션도 나와 있었다.  뮤지컬도 공연 중이고... 인기가 많긴 많은 모양이다.

처음엔 두 고양이를 형제라고 상상하면서 책을 봤는데, 애니메이션을 보니 오누이라서 느낌이 좀 달랐다(난 형제가 좋다).

애니메이션은 책에 약간 살을 붙여서 이야기가 더 상세한데, 난 책이 더 좋다. 어쩐지 여운이 남는다랄까?

장면 장면을 자세히 오랫동안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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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92

가슴이 뜨거워지는 기사다.
소율이 교육도 교육이지만, 내가 평생동안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할지 말해 주는 것 같다.
당분간은 인디고 서원에서 추천하는 교육관련 책들을 읽으며 내 자신과 자식의 교육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이 기사를 읽다가 마음에 들어오는 두 문단이 있어서 옮겨왔다. 두 글 모두 내가 최근 생각하던 문제라서. 한 문단은 '말할 수 없는 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란 주제로 유진재 학생이 쓴 글이고, 다른 문단은 영어교육과 관련된 간디의 글이다.


 “말을 못하는 자들은, 진짜로 말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귀에 들리지 않는 말을 하는 자들이며, 우리가 듣지 않으려는 자들일지도 모릅니다. (중략) 로렌스는 동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어떤 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나요? 내 친구들 중에 바그다드 동물원의 동물들처럼 소외된 친구는 없나요? 내 이웃 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은 없나요? 인간의 건물을 짓기 위해 잘려나가는 나무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나요?”   ___인디고서원 홈페이지 한 줄 토론방에 유진재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소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야 하고 싶은 말을 다 쏟아 낼 수 있었고, 대부분의 상황에서 내 의견은 영향력이 있었다.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다 싶을땐  소리를 높여 불리한 상황에서 빠져 나오는데 익숙했는데, 미국에 와서는 좀 달라졌다. 부당한 일이 생겨 이것저것 따져 묻고자 해도 이걸 다 어떻게 얘기해야 하나 부담스럽고, 줄줄이 이어질 귀찮은 일들이 먼저 떠올라서 그냥 참고 넘어가는 일도 왕왕 생겼다. 재빠르게 되받아쳐서 말을 쏟아 부어야 후련해질 상황에서도, 머릿 속에서 문장을 다듬느라 이미 적당한 순간은 지나가 버리기도 하고...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없다는 건, 참 답답하고 주눅드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내게도 '아- 참 말이 잘 통하네' 싶은 사람이 있었고, '속이 다 시원하다' 는 말이 절로 나올만큼 잘 만들어진 사회제도의 덕을 보기도 했다. 결국 소통이란 언어의 기술을 넘어서 얼마나 마음을 열어 주는가에 있는 것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건, 상대에게 귀를 기울일 의지나 인내심이 없다는 것이다. 진부한 얘기지만 정말 옳다. 의사표현이 어려운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내가 체험해보니 옳다는 걸 알겠다(이렇게 적으니 뭔가 대단한 차별을 받은 듯한 인상을 주는데, 그건 아니고.. -.-).
전 세계 사람들이 몰려와 모여사는 미국에서 소통은 중요한 쟁점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우리나라도 다를 건 없다.  상대의 출신 지역, 학교, 종교(-.-), 성별, 나이, 외모, 국적(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는 인종차별은 개인 수준에서나 사회적 제도 면에서 더 심각한 듯)  때문에 소통의지를 접고 마는건 마찬가지 아니던가.  글을 쓰다보니 주제가  '소통'에서 스멀스멀 '사회적 편견'으로 옮아가는 것 같은데, 억지스럽게 결론을 맺자면,  사회적 편견이 소통을 방해하는 요인이니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개인 수준과 사회제도 수준 에서의 노력이 필요하겠다. 그리고 소통능력이 부족한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그들의 의사나 요구에 귀를 기울여주면 참 감사하겠다.

“나는 사방이 벽으로 막혀 있고 창문이 꼭꼭 닫혀 있는 집에서 살고 싶지는 않다. 나도 바람이 자유롭게 내 집에 불어오기를 바란다. 그렇지만 나는 그 바람에 내 집의 뿌리가 뽑히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중략) 나는 문학적 소양이 풍부한 젊은이들이 제 나라 말을 무시하고 부끄럽게 여기며 심지어 잊어버리는 일이 없기를, 혹은 제 나라 말로는 훌륭한 생각을 할 수도, 표현할 수도 없다고 생각하는 젊은이가 한 사람이라도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__ 간디

요즘 소율이의 영어교육에 관해 생각하는 중이다. 조급해하지 말자.
내 비록 영어는 미약하나, 나에겐 소율이와 정신적 유대를 나눌 수 있는 아름다운 모국어가 있다.
우선은 한국어부터 제대로...


인디고서원이 추천하는 교육 관련 책
<체 게바라 파울루 프레이리 혁명의 교육학>
<벨 훅스 경계넘기를 가르치기>
<민주화 이후의 공동체 교육>
<핀란드 교육의 성공>
<자유와 교육이 만났다, 배움이 커졌다>
<학교를 칭찬하라>
<가르칠 수 있는 용기>
<내가 무슨 선생 노릇을 했다고>
<감동을 주는 부모 되기>
<정의와 배려>
<간디, 나의 교육철학>
저자 및 출판사 정보는 인디고서원 홈페이지(www.indigoground.net) 참조


이 기사를 접한지는 오래 되었는데, 그동안 찔끔찔끔 글을 쓰다보니 벌써 몇주가 흘러버렸다.
그만큼 많이 고심해서 쓴 글이다!라는 뜻은 아니고....  요새 주의집중 못하고 있다.
바깥으로 쏘다니기 너무 좋은 날씨라 날마다 피곤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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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전 한 닢

Books 2010. 5. 6. 09:32
고등학교 때 재미있게 읽었던 수필이다.


은전 한 닢_피천득

내가 상해에서 본 일이다. 늙은 거지 하나가 전장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일 원짜리 은전 한 닢을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돈이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전장 사람의 입을 쳐다본다. 전장 주인은 거지를 물끄러미 내려보다가, 돈을 두들겨 보고
"좋소."
하고 내어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돈을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전장을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은전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은으로 만든 돈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전장 주인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돈을 어디서 훔쳤어?" 거지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길바닥에서 주었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큰 돈을 빠뜨립니까? 떨어지면 소리는 안 나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거지는 손을 내밀었다. 전장 사람은 웃으면서
"좋소"
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은전이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누더기 위로 그 돈을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벽돌담 및에 쪼그리고 앉아서 돈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도와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어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일 원짜리를 줍니까? 각전(角錢) 한 닢을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동전 한 닢 주시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 푼 한푼 얻은 돈에서 몇 닢씩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돈 마흔 여덟 닢을 각전 닢과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여섯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다양[大洋]' 한 푼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돈을 얻느라고 여섯 달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돈을 만들었단 말이오? 그 돈으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돈 한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
 

봄학기 영어 수업을 같이 들었던 친구들 중에 다음 레벨로 옮겨갈 수 있는 지에 대해서 특별히 관심을 보이던 몇 명이 있었다. 그 친구들 중 어떤 이는 이번 레벨을 두번이나 들었다며 다음번에도 등급하지 않는다면 더이상 학교를 다닐 이유가 없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 했었다. 내 경험으로는 이전 레벨이나 지금이나 수업 내용에 별 다른 차이는 없고, instructor가 누구인지가 더 중요한 것 같은데 말이다.  
 
어제 드디어 시험 결과가 나왔고, facebook을 보니 이미 친구들은 서로의 점수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특별한 Certification이 있는 수업도 아니고, 가장 높은 레벨에서 공부를 한다 하여 누가 알아 줄 것도 없는데 이러는 게 좀 우습기도 하고...
그러다가 피천득의 '은전 한 닢'이 생각나서 찾아보았다.
그저 은전 한 닢이 가지고 싶었던 거지와 높은 레벨을 얻는게 목적인 학생들, 둘 모두 수단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닮았다. 이런 글을 쓰고 있다하여 내가 '수단의 목적화'에서 완전히 자유롭다는 뜻은 아니고...

나로 말할것 같으면 성적이 살짝 올라서 그냥 제자리 걸음이다. 어느 레벨에 있든 항상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에 등급에 대해서는 별 생각도 없지만, 한 친구가 다음 레벨로 올랐다는 소식을 들으니, 새삼 쉬지 않고 정진하리라는 결심이 솟는다. 역시 질투는 나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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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iting for Winter _ Sebastian Meschenmo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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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맘에 쏙 드는 그림책을 발견했다.
스토리도 좋고 그림이 너무 예뻐서 거의 모든 페이지를 옮겼는데, 이거 저작권 어쩌구저쩌구 걸리는거 아닌가 몰라. 어쩐지 소장하고 싶은 책.



이번에도 따라 그리기.

맨 위에 빨간 색깔은 소율이가 칠했다.
다람쥐를 빨간색으로 칠한 것인데 정말 놀라운 발전이다. 빨간 색이 다람쥐 밖을 거의 나가지 않았다.
내가 색칠했다 해도 믿지 않을까? 불과 한달 전만 해도 이렇게 정교하지 않았는데...
왼쪽 다람쥐 그림에 보이는 풀색도 소율이 솜씨.
원래는 나뭇잎인데 그림 그려지기가 무섭게 소율이가 달려와서 풀색으로 칠해줬다. 그 옆 고슴도치 입이랑 손의 빨간색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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